“수에즈‘에버기븐호’망령 되살아날까?” ... 홍해 사태 지연 인한 공급망 혼잡 재발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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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2.19 13:47   수정 : 2023.12.19 13:47

미 항모 투입으로 사실상 홍해 통과 포기 늘어
컨테이너 선박 이어 원유 유조선 시장 여파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으로 야기된 홍해 아덴만 사태는 날로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아이크(Ike)' 항공모함 전단이 홍해지역으로 급파되었다는 소식으로, 사실상 홍해 진입을 포기하고나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선박들의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 통과를 위해 홍해로 진입하려는 선박들이 운항 대기 및 우회항로 이동이 늘면서, 해운 컨테이너 시장 전문가들은 불과 2년 전 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에버 기븐호’사태와 버금가는 공급망 혼란을 예상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에서의 선박 좌초만으로 6일 이상 운하 통과가 중단되면서, 항구 및 선박의 혼잡과 연이은 지상 트럭운송 지연 및 장비 부족 등등으로 나타난 일련의 공급망 혼잡이 다시한번 재현될 것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한 전문가는 “특히 수요가 부진한 상황임에도, 국제물류시장은 여전히 12월 성수기에 놓여있고, 내년 2월 10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춘절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물류 운송 선박과 컨테이너가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최소 몇 주 이상은 사실상 글로벌 물류 공급망은 중단될 것이라는 분석이 과도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공급망 혼잡이나 중단은 해운 컨테이너 운임 인상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으며, 그동안 시장의 무관심으로 효력을 잃고 있던 선사들의 GRI가 확고하게 시장에 정착될 것으로 보여진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유 불문하고 현물 운임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다. 문제는 운임보다도 장비 부족이나 빈 컨테이너 처리 등이 시장에서는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2년전과 우리는 똑같은 상황을 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지연은 불가피 할수 있지만, 북유럽 주요 컨테이너 거점 항구들의 야드 활용 수준이 과거의 사례보다는 훨씬 낮기 때문에, 일부에서 우려하는 초과화물 유입 등 터미널 전체의 물량 급증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한 관계자는 “문제는 운임 인상과 지연 정도일 것이다. 기존 수요가 폭증했던 과거의 경우와는 시장 환경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글로벌 차원의 공급망 혼잡은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현 시장 상황에서 선박 지연운항과 운임 인상만으로도 후폭풍은 적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2021년 3월 수에즈 운하의 에버 기븐호의 좌초와 같은 짧은 사건이 될 것인지, 아니면 낮은 수위로 인한 파나마 운하 전환과 같이 보다 지속적인 추세가 될 것인지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글로벌 선사들의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 선택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당장 이스라엘 입출항 서비스를 제공중인 OOCL도 임시 운항 중단을 선언했으며, 이미 공격 피해를 당한 Hagag-Lloyd와 CMA CGM은 물론이고, MSC와 Maersk들 글로벌 Top Tier 선사들은 수에즈 운항 통과 예정 선박에 대한 대기 명령과 일부 선박에 대한 희망봉 우회 항로 운항을 결정한 바 있다.
 
이처럼 홍해 통과 위험을 거부하는 해운선사의 수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이미 아프리카를 우회 항로를 선택함에 따라 희망봉 앞 바다는 훨씬 더 바빠지고 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 월요일(18일) 기준 홍해 운송을 일시 중지하거나 희망봉 주변 경로를 변경하는 것으로 확인되거나 보고된 회사에는 Maersk, MSC, Hapag-Lloyd, CMA CGM 등과 Evergreen, Yang Ming, Cosco, OOCL 및 ONE, Zim 등 컨테이너 선사들은 물론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이 운용중인 유조선들이 모두 우회항로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홍해 통과에 영향을 받고 있는 선박의 수는 100여척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이미 78척의 선박이 지연 및 대기 상태이고, 46척은 아프리카 우회항로를 선택해 돌아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들은 55척의 선박이 우회항로를 선택했고, 수에즈 운하 통과 선박의 수가 77척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하고 있다.
 
해당 매체는 “선박 운영사와 선박 수요주 등등의 목록이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과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3척이 18일 홍해 항로를 우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밝혔다.
 
즉, 이번 사태는 단순히 컨테이너 선박의 문제에서 나아가서, 석유 및 가스 시장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 전문가는 “Clarksons Research의 데이터를 인용하면,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의 21%가 수에즈를 통과하며 정제 제품 운송의 경우 12%, LNG의 경우 11%, 액화석유가스(LPG)의 경우 8%,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8%를 차지한다. 원유 및 건화물의 경우 5%이며, 수에즈막스 규모(100만 배럴 용량) 이하의 원유 유조선의 경우 점유율은 20%로 뛴다”고 지적했다.
 
각종 시장 분석 기관들은 “수에즈 운하를 통한 대량 해상 상품 흐름의 비중을 전체 무역 대비 분석했으며, 제트 연료의 비중은 다른 상품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제트 연료는 중동과 인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무역 흐름의 결과로 이미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만일 공격이 확대되면 유럽으로 배송되는 제트 연료 공급이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며 원유 및 디젤 공급 위험을 더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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