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 매각 무산되나(?) ... 이사회 결론 못내 11월초 재소집 시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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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0.31 11:30   수정 : 2023.10.31 11:30
 
화물시장 국적사 독과점 우려 해소 불구 산적 현안 많아
인수 항공사 나와도 화물시장 점유 확대 쉽지 않을 듯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부문 매각이 당초 어제(30일) 이사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난상토론 끝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11월 초 재개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11월 초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재개한다고 밝히면서,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안건에 대해 지난 10월 30일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8시간 가까이 격론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안에 대해 표결을 완료하지 못하고 정회됐다고 확인했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서는 화두가 된 화물사업부 매각이 포함된 시정조치안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물론 아시아나항공 임원 및 노동조합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는 등 해당 안건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했지만, 일부 이사들간 이해충돌 이슈 등에 대한 의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안건 의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잠시 정회, 이사들의 일정을 조율해 11월 초에 정회된 이사회를 다시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라고 아시아나 측은 밝혔다.
 
대한항공측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통해서 해당 상정 안건에 대해 찬성 결론을 기대했으며, 이번 화물 분리매각 결정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은 당장 EU 및 미국의 규제위원회를 통해서 합병 승인요청에 들어가기로 일정을 맞춘바 있다.
 
물론 시정 조치 제출만으로 EU의 합병 승인이 100% 담보된 것은 아니지만, 표면적으로는 그동안 미국과 EU의 합병 지연 사유인 시장 독점 해소가 슬롯 반환 및 화물부문 매각으로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합병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기되면서, 합병 일정은 꼬이기 시작했으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 사실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무산될 수도 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부문 매각이 대한항공의 기업 합병 승인에 가장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화물 매각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나라 항공화물 시장에게는 앞으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항공화물 업계는 그동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해 독과점 우려를 표시했지만,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한 바 있다. 하지만 갑자기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 매각 이슈가 나오면서 시장에 미칠 수 있는 파급 영향이 무엇이 될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단 화물 부문 매각이 결정된다는 가정하에서 제일 먼저 대두되는 질문은 과연 화물부문 매각시 매수 주체자는 누가 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화물 매각을 앞두고 대한항공측은 국적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및 이스타항공 등에게 화물부문 매수 의지를 타진 한 바 있다. 제주항공 및 티웨이항공도 포함됐지만, 이들 항공사들은 매수에 부정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나머지 항공사들도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수에 적극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상 항공사들은 “매수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정도의 의지를 피력하는데 그쳤는데, 만일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가 매각을 승인하고, 본격적인 합병 작업이 시작될 경우 어떤 선택을 할것인지를 두고 고심중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화물부문 인수 항공사로는 이스타항공이 지목되고 있지만, 화물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과, 대한항공을 통해서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슬롯 인수를 약속받은 에어프레미아도 조건만 맞는다면 인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들 항공사를 포함해 시장 전문가들은 과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인수가 중장기적으로 인수 대상 항공사들에게 이익이 돠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인수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 법적 가능 여부는 미확인 - 점에서 당장에 화물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충할 수 있게된다. 사실상 그동안 한국시장에서의 화물시장 점유 2위를 지켜온 아시아나항공의 자리를 꿰찰 수 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LCC들의 한계로 여겨온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화물노선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반면에, 과연 상대적으로 자본 및 인력과 전문성 측면에서 이들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내용적으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와 함께 우려를 표시하는 지적도 있다.
 
즉, 인수과정에서의 일정 부분 부채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중인 화물기 10+1(747F + 767F)중 리스를 통해서 도입한 747 화물기 3대의 처리문제, 그리고 실제로 감가상각이 제로(0) 수준인 4~5대에 달하는 잔여 화물기의 노후화와 이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 문제 등은 인수의 걸림돌이자 동시에 인수 항공사들에게는 인수 후에라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부문 인수는 이른바‘승자의 저주’로 인식될 수 있고, 동시에 최종 인수 기업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부문은 공중분해되는 경우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설사 인수 항공사가 나온다고 해도,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누린 만큼의 시장 지배력을 인수 항공사가 가질 수 있겠는가? 라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을 인수한다고 해도,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점유한 화물시장 비중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결국에는 항공화물 시장이 우려했던 대한항공의 시장 독과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항공화물 시장은 단순히 화물기 몇 대와 네트워크만으로 시장 점유를 늘릴 수 없다. 그동안의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에서의 선전(?)은 와이드 바디 여객기의 벨리공급과 화물전용기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서 화물 서비스의 질과 네크워크를 극대화한 부분이 없지 않다. 인수를 추진중인 항공사들이 대부분 사실상 LCC 수준의 항공사인 만큼, 항공화물 시장 점유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당장 표면적으로 볼 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부문 매각이 외국 항공사가 아닌 국적항공사에게 돌아가는 것인 만큼, 항공화물 시장 플레이어들에게는 대한항공의 독과점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는 호재이다. 그러나, 이는 대한항공의 전횡 가능성을 어느 정도 제약할 수 있는 정도의 화물항공사가 출범할 때의 이야기이지, 그렇지 않고 기존 항공사들의 화물 시장 점유율을 일부 상승시키는 정도로는 근본적인 우려를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국가 물류 서비스 경쟁력 약화 문제 등 유무형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이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정으로 화물부문 매각이 확정되었음에도, 앞으로 산적한 문제점들이 도처에서 출몰할 가능성이 많은 만큼 우리나라 항공화물 시장에서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 매각과 관련된 시장 파급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기사는 카고프레스 11월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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